블렌더 브랜드 '쿠빙스'로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엔유씨전자의 김종부 회장이
자사 블렌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믹서·녹즙기 브랜드 '쿠빙스' 수출 앞서 브랜딩 먼저 시작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욱 높은 인지도, 고부가가치를 자랑하는 대구 주방가전 기업 엔유씨전자(회장 김종부). 이 회사는 '쿠빙스'(Kuvings)라는 브랜드 하나로 전 세계 블렌더(믹서`녹즙기 등 원액기류)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엔유씨전자는 1978년 서울에서 '한일내셔널'로 설립해 1986년부터 가전부품 산업이 호황이던 대구로 옮긴 후 1990년 사명을 엔유씨전자로 바꿨다. 이 회사의 믹서`녹즙기 제품군은 엔유씨(NUC)라는 브랜드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 회사 김종부 회장은 1980년대 말부터 수출 마케팅을 준비하며 당시만해도 대기업들만 관심을 갖던 '브랜드 파워'를 강연하는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 공부했다. 그러나 해외 시장 제품을 선보인 결과 사람에 따라 '엔유씨'라고도, '누크'라고도 읽는 경우가 빈번했다.
통일성을 갖는 새 이름이 필요하다고 판단, 2007년 수출용 브랜드 '쿠빙스'를 새로 만들었다. 주요 수출국으로 삼은 유럽 문화권에 K로 시작하는 단어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K'로 시작하는 단어를 택했다.
2007년 미국 시카고 가정용품 박람회에 2억5천만원을 들여 대규모 부스로 출품했지만 단 한 건의 계약도 맺지 못했다. 수년간 꾸준히 대규모 부스와 제품을 자랑하며 박람회에 참여하니 점차 바이어들에게 입소문을 탔다.
2010년 8만5천달러짜리 첫 주문을 따낸 이후 각종 가전 전시회 주최 측의 부름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40여 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할 만큼 가전 박람회의 큰 손이 됐다.
현재 쿠빙스는 외국에서 파나소닉, 테팔 등의 동종 제품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되면서도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박람회에서는 소식지에서 엔유씨전자와 쿠빙스가 3면짜리 기사로 기업 대표부터 제품, 기술력까지 상세히 소개됐다.
39년간 1천400여 개 특허(외국 800여 개 포함)를 보유하며 국내외 가전 업계를 압도하는 디자인`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회사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쿠빙스를 출범한 2007년 당시 2%에서 지난해 86%로 급성장했다.
김 대표는 "주력 수출국에 상품을 내놓을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대대적으로 브랜딩을 시작하고 꾸준히 이름을 알리면 언젠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김규식 본부장은 "자기브랜드를 도입한 후에도 세계시장에서의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엔유씨전자의 쿠빙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공한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